새로운 환율 밴드
한국 중앙은행의 개입(공식적으론 발표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다시 1400원을 넘어섰다. 늘 하는 이야기지만 외환위기나 금융위기처럼 시스템 위기가 와서 1400원을 넘은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추세로 즉 구조적인 문제로 이 문제를 봐야 한다. 단기적인 충격은 빠른 시일 내에 안정되지만 구조적인 문제는 새로운 환율시대를 열게 된다. 중국이 WTO에 가입한 2001년부터 수출 위주 국가인 한국의 환율은 빠르게 하락하였다(원화 가치 상승 - 위 차트 1번 영역). 환율은 그 나라의 경제상황을 반영한다, 2000년대 초 한국은 경제력이 좋았으며 이에 따라 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국면을 맞이했다. 반대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초고속 성장이 둔화되고 전 세계 경제도 빠른 사이클로 위축과 호황을 반복하자 환율도 1000-1200원대 밴드에서 움직이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위 그림 차트 2번 영역). 어제 파월의 발언 이후 오늘 아침 환율은 바로 1400원을 돌파하였다. 여기가 끝일까? 앞서 말했다시피, 짧은 시스템적인 위기였다면 환율도 빠르게 진정되겠지만 지금은 새로운 기준이 형성될 시기이고 우리가 기억하는 1000-1200원 시대는 빨리 잊는 게 향후 투자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미국은 달러 강세를 원한다.
1)무역적자 감소
아래 차트를 보면 강달러가 지속된 후로 미국의 무역적자는 오히려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수입물가가 내려가서 인플레이션을 잡는 효과도 있겠지만 (인플레이션 수출) 최근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미국의 에너지 수출량이 늘었다. 정확히 말하면 총량은 변하지 않았지만 강달러로 인한 총가격이 변했다.
여기서 기억해야 되는것은, 미국은 그동안 그토록 달러의 약세를 바라왔던 이유가 바로 무역적자이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이를 위해 중국과의 무역전쟁도 서슴치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의 보복관세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제조를 대체할만한 곳이 마땅하지 않자 무역적자 폭은 되려 커졌다(아래 뉴스 인용). 근데 되려 강달러 상황에서 무역적자 폭이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 굳이 달러 약세로 전환할 필요도 없다.
2) 에너지 강국
아래 그림을 보면 올해 들어 한국과 일본의 환율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물론 오늘 시간 기준으로 금리가 역전 되었지만 일본과 달리 선제적으로 금리 인상을 대응했음에도 그 상승폭이 일본과 비슷하다. 한국 일본뿐만 아니라 유럽도 비슷한 추이로 환율이 움직였다. 반대로 인도네시아, 브라질 같은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나라들은 올해 들어 환율이 크게 상승하지 않았다. 앞으로 10년간은 에너지를 싸게 수입해서 제품을 가공하여 수출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본다. 에너지 전환으로의 대가는 그렇게 녹녹지 않다. 여기서 새로운 패러다임이 생길 것이지만 자세한 이야기는 추후에 하기로 하고 일단 미국도 에너지 수출 국가이다. 그러므로 금리를 제외하고도 달러가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에너지 전환 시대, 이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 현재의 환율은 앞으로 우리가 익숙해져야 할 숫자이기도 하다.
3) 패권 전쟁 - 플라자 합의?
1980년대 세계 10대 기업중 8개가 일본 기업이었고, 20대 기업 중에는 무려 16개가 일본 기업이었다. 전 세계 모든 경제를 일본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이것은 미국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미국과 일본의 수출 경쟁 상품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자동차나 전자제품(통신 제품) 모두 미국도 제조하고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독일은 자국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려고 플라자 합의를 해서 일본이 반 강제적으로 자국의 통화 가치를 2배 절상하게 하였다.
위 상황을 간단하게 요약한 이유는 나 같은 문외한도 아는 내용을 중국이 모를리가 없다. 근데 한참 이런 이야기 나올 때 세상은 중국이 똑같이 일본이 당했던 것처럼 당하지는 않을 거라는 이야기만 하고 있었다. 반대로 중국이 아는데 미국은 몰랐을까? 미국이야말로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 할리 없고 가장 중요한 것은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할 필요도 없다.
미국의 아이폰, 구글, 아마존, 테슬라 같은 기업은 중국에 없다. 중국에 있지만 중국에만 있다. 세계에 나와서 같이 싸우는것이 아니다. 미국의 제품들은 가격 전가가 가능하다. 반대로 중국은 상하이 상장기업의 평균 수익률이 5% 밖에 되지 않는다. 원자재 및 에너지 가격의 상승은 중국 기업들이 더 이상 값싼 제품을 공급할 수 없게 되고 즉 중국 기업의 수익륙을 더욱 악화시킨다. 같은 제품으로 수출 경쟁하는 것도 아니고, 가격 전가도 상대적으로 더 용이하다면 이 패권 전쟁에서 미국은 달러 절하보다는 달러 절상을 선택할 가능성이 더 높다.
요약: 새로운 시대 새로운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1000-1200원의 박스권에, 사고의 박스권에 갇혀 있으면 적응하기 쉽지 않을것이다. 쉬어가는 차원에서 '프레임'이라는 책을 추천드리며 비 온 뒤 가장 개일 세상을 기다리며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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