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사태
강원도가 지난달 28일 강원중도개발공사에 대해 법원에 회생 신청을 하기로 하면서 레고랜드 조성을 위해 발행한 2050억 원 규모의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 지급보증을 철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자금시장이 한 달이 지난 오늘날 혼란에 빠졌습니다.
부동산 PF로 확산
부동산 PF란 금융회사가 사업자의 개발 사업의 가치를 보고 시행사에서 먼저 필요한 자금을 빌려주는 대출을 말합니다. 사업이 성사되기 전에 돈을 먼저 빌려주는 것으로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금리도 상당히 높습니다.
2008년부터 이어진 저금리 상태 때문에 수익률이 저조한 2 금융권에서 상당히 많이 이용해 왔던 상품입니다. 특히 보험업계는 부동산 PF대출이 10년 새 10배가량 증가했습니다. 전체 PF대출은 2012년 말 37조 5천억에서 올 상반기에만 112조 3천억 원을 기록해 약 3배 늘었습니다.
문제는 최근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고 금리가 상승하자 여러 곳에 얽혀 있는 부동산 PF대출이 서서히 그 문제를 들어내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증권사의 부동산 PF대출 연체율도 4.7%로 전보다 거의 3배 뛰었습니다.
긴급 자금 50조+
이에 금융당국은 주말에 50조+의 긴급 유동성을 마련하여 시장에 대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4대 금융그룹인 국민, 신한, 우리, 하나 금융그룹 모두 해당 PF가 전체 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으며 큰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주의해서 봐야 할 점은 원래 제2금융권이 더욱 많은 PF상품을 이용했었다는 것이기에 1 금융권이 아닌 그들에게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특히 카드, 캐피털, 저축, 은행, 보험사 등 제2금융권의 PF 대출 잔액이 전체의 74.8%로 급증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도 이름하여 서브 프라임 모기지 위기입니다. 프라임급 채권들이 모여 발생한 문제가 전염되어 제1금융권까지 위헙한 사례임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어야 합니다.
채권 스프레드
한국 한전이 트리플 A등급의 신용에서 불구하고 6%의 금리로 2천억 원 치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600억 원만 발행하는 데 그쳤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금리의 절대치가 아니라 상대적 차이입니다. 국채와 트리플 A 혹은 신용등급이 더 낮은 회사채들과의 금리차가 벌어지면 벌어질수록 이는 금융위기의 신호에 가깝습니다.
아래 금리차가 벌어졌을 때 상황을 보여주는 차트를 확인하세요.
코스피가 1400 이로 밀렸던 3월 20일, 한국 3년 국채는 1.13%였고 아래 트리플 A등급의 신용스프레드는 0.43%였습니다. 즉 1.13+0.43=1.56%가 트리플 A 등급 회사채의 금리이며, 즉 국채보다 0.43%는 더 프리미엄을 주어야 사람들이 산다는 것이었습니다.
딱히 위기가 없는 2019년 3월 20일로 가보겠습니다. 국채 3년 금리는 1.82%로 2020년 3월보다 높지만 트리플 A등급의 스프레드는 0.23% 밖에 되지 않습니다. 2020년 3월 20일엔 기존 대비 스프레드가 약 2배 정도 벌어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대망의 오늘날 스프레드를 확인하실 시간입니다.
트리플 A등급의 회사채는 국채 대비 약 1.21% 이상 스프레드가 벌어졌습니다. 이러니 한전도 6% 금리를 줘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니 그 밑에 있는 2 금융권 회사들은 더욱 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리먼 사태
우리는 2008년 금융위기를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라고도 부르지만 리먼 사태라고도 부릅니다. 당시 중앙은행도 문제가 생긴 서브 프라임 모기지 채권이 2천억 달러의 규모밖에 되지 않아 시스템 위기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시간이 지나 리먼사태라 부르기도 합니다.
요약: 50조 이상의 긴급 유동성이 시장에 투입되어 금리가 진정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하지만 레고랜드 사태는 시장에 숨어있는 문제들을 수면 위로 보이게 한 것뿐입니다. 거기에 얼마나 많은 문제가 있는지는 누구도 모릅니다.
몇 년이 지난 뒤 레고랜드 사태라고 부르지 않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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