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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Will

터질수 밖에 없는 중국 부동산 위기

by 십디 2022.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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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터질 운명이었다. 

오늘은 거시적인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하는 이야기보다 실생활에서 중국의 부동산을 보면서 느꼈던 점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사업 때문에 중국에 출장을 자주 다니며, 코로나 시기에도 격리하면서 자주 왔다 갔다 하였다.) 2019년부터 세계 경제를 좋게 보지 않고 있었다. 19년 초에 레포금리가 10% 넘게 튀고 장단 금리가 역전된 것만큼 위기가 감지되고 있었다. 코로나는 그러한 사태에 가히 충격적일만할 진통제를 주입하게 하였다. 엄청난 돈을 푼 결과 세계는 2년의 생명을 연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병이 치료된 건 아니고 이제 진통제도 의미 없다. 다시 3년 전으로 되돌아가서 가장 문제 있다고 느꼈던 고리 - 바로 중국 부동산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중국에 출장을 자주 다녀서 알고 있지만 중국엔 아파트가 많아도 너무 많다. 2017년도에 중국의 크지 않은 도시 란저우에 출장 간 적이 있었는데 한 지역이 전부 신도시였고 거기에는 완공된 혹은 짓고 있는 아파트가 줄지어 있었다. 1000세대 단지의 아파트 외곽에 자리 잡은 호텔에 묶고 있었고 창문으로 단지 내부를 볼 수 있었는데 불이 켜져있는 집이 몇 집 없었다. 그래서 아직 입주가 완료되지 않은 단지라 생각되어 다음날 물어봤더니 1년 전에 이미 완공된 아파트 단지였다. 이것이 중국 부동산의 실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건설은 멈출 줄 모르고 오늘날까지 중국의 각 지역을 돌아봐도 아파트는 계속 건설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집이 아니라 유일한 투자처

중국의 부동산이 왜 이 지경까지 왔는지를 알려면 중국의 부동산이 가진 몇 가지 특징을 알아야 한다. 마치 한국의 전세 시스템처럼 중국 부동산에도 기타 나라들과 다른 특별한 점들이 있다.

1) 보유세가 없다. 

중국의 부동산은 보유세 및 자산세, 자식에세 물려줬을 때의 증여세가 없다. 거래했을 때 일정 부분의 거래세만 있는 것이다. 이는 돈이 부동산으로 몰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주택자라도 보유세가 없다. 중국의 땅은 개인 소유가 아니다, 국가 소유이다. 건설회사는 국가에서 땅을 70년 대여받아 그 위에 집을 짓고 판매를 한다. 사실 구매자들은 70년짜리 집을 사는 거와 마찬가지다. 집을 살 때 50년, 70년 판권 등이 중국에서는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정도로 중요한 이슈이다. 
국가가 어떻게 자기 자신한테 세금을 매기겠는가, 잠시 임대해준 것뿐 사실상 소유주가 국가 및 정부인데 말이다.

2) 엄격한 주식시장

중국이 시장을 개방한지 4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데 금융은 아직도 개방하지 않았다. 중국의 금융시스템은 생각보다 후지다. 중국의 주식거래는 100주 단위로만 진행이 된다. 여러모로 선진국에 비해 금융시스템이 복잡하며 친절하지 않은 편이다. 중국의 이러한 금융시스템은 알리페이 같은 대형 플랫폼 회사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중국은 은행 간 거래 시 지역이 상이할 때 추가 수수료, 은행이 상이할 때 추가 수수료를 지불했었는데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알리페이였고 결국 지불 시스템의 대부분을 알리페이 혹은 위챗 페이가 독차지하게 되었다. 추후 분석이었지만 이들이 초고속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성숙하지 않은 금융시스템에 있었다는 분석이 많았다. 
부동산의 성장도 마찬가지이다, 돈을 축적하면 자산을 어떻게든 나누어야 한다. 특히 고속으로 성장하고 있었던 경제 상황에서는 현금이 가장 쓸모가 없다. 어디에든 투자하여야 하는데 금융시스템이 세련되지 않은 국가에서 딱히 투자하기 마땅할 곳이 없다. 그래서 돈이 계속 부동산에만 몰리는 것이다. 


반대로 이제 부동산이 터질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1) 부채의 덫

중국 10대 기업중 3곳이 은행이며, 1곳은 건설 회사이며, 1곳은 보험회사이다. 중국 경제의 버팀목이 어떤지를 여지없이 드러내는 수치이다. 어느 날 중국인 지인과 중국의 한 지역에서 타 지역으로 이동하려고 항공사 카운터를 찾았는데 거기서 지인한테 신용카드를 만들어 주겠다고 하였다. 공항에서 아무런 심사 없이 지인은 한도 약 700만 원짜리 신용카들 발급받았다. 이러한 장면만 보면 무슨 일들이 생각나지 않는가? 신용카드만 해도 이런데 부동산은 어떠할까? 대출을 못해줘서 안달이지 대출을 받지 못해 힘들어하는 사람은 찾을 수 없었다. 내가 중국에 있을 때 느끼는 점은 중국인들은 소비가 강하다는 것이다. 아는 지인만 해도 아침에 무조건 택시를 타고 출근하다, 비슷한 수입의 비슷한 연령대의 한국 지인들은 당연히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을 한다. 인프라의 차이도 있겠지만 그런 소비 지출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도 있다. 소비가 성숙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중국인들은 자신이 버는 거에 비해 너무 많은 돈을 쓰고 있다. 만약 중국의 경제성장이 꺾인다면 이는 큰 문제가 될 수 있는데 현재의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4~5%는 유지하여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 봉쇄 및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이 수치가 2022년도에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부채는 진통제다, 정책을 다루는 입장에서 가장 쓰기 쉬운 약이다. 이제 빚의 역습이 기다리고 있다. 

2) 도시화

2022년에 나온 중국의 21년까지 도시화율은 64.7%에 달한다. 그중 상하이 같은 도시는 도시화율이 90%에 근접하고 기타 주요 도시의 도시화율도 70%를 넘어섰다. 주요 도시 별로 보면 선진국의 평균인 80%에 이미 도달했다고도 볼 수 있다. 기타 지역 도시화가 더 진행될 여지가 있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중국의 인구 규모를 보면 이 정도의 도시화는 이미 맥시멈이라고 생각된다. 그렇기에 부동산이 더 호황으로 가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미 중국에는 37억 인구가 묵을만한 집이 있다. 빈실만 4000천만 채에 달하는데 내가 봤을 땐 그보다도 더 많다고 봐야 된다. 

 

중국의 부동산 상황은 사실 미국의 08년도와 많이 닮아있다. 금융이 발전한 미국처럼 서브 프라임 등 금융상품의 문제가 아니겠지만, 주요 은행이 시총 상위 10대 기업이며 부동산과 연계된 그림자 금융을 생각하면 , 문제는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중국은 경제를 개방하고 나서 40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 번의 경제위기를 맞이해본 적이 없다. 중국 대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사실 일반인이 감당할 수준이 아니다. 그것은 2021년 대 상승을 이룬 한국의 부동산도 따라가지 못할 임금대비 너무 높은 가격이다. 한 번도 터진 적 없는 버블. 
누군가가 버블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언제 터질지 누구도 모른다, 하지만 반드시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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